확고한 취향과 스타일은 자신을 표현하는 즐거움 뿐 아니라 새로운 동지를 만드는 다리가 되기도 한다.
꾸준한 노력과 새로운 시도로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밀리터리 스타일 캠퍼, 토비캠퍼(Tobe camper)를 만나 그의 캠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동원
31세 / 회사원

캠핑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29세가 되던 해에, 우연히 뉴질랜드 캠핑에 관한 사진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텐트 하나만으로 거대한 자연 속에서 잠을 잔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무섭기도 했지만 동시에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렇게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곧장 간단히 장비를 구매하고 뉴질랜드로 캠핑을 떠나면서 처음 시작하였습니다.

캠핑을 하면 다른 세상에 와있는 기분이랄까요? 세팅을 끝내고 자연 속에 가만히 앉아 불을 보고 있으면 모든 스트레스가 풀리고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주중에 힘든 일이 생겨도 주말에 캠핑 가야지 생각하면서 참아내는 경우가 많은걸 보면 캠핑이라는 취미는 제 삶에 있어 큰 이벤트가 된 것 같습니다.

밀리터리 캠핑을 즐기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원래 와일드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밀리터리 분야에 예쁘고 독특한 장비들이 눈에 들어와 캠핑용품으로 활용 가능한 군용품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예를들면, 저는 미국 식관통을 쿨러로 사용 중인데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이면서도 쿨러 못지않게 보냉이 잘 되더라고요.

튼튼하면서 실용적이고, 시간이 지나 조금 낡아도 자연스럽다는 점이 밀리터리 장비의 장점인 것 같아요!
관심 있게 보다 보면 저렴한 금액대에도 충분히 가치 있는 장비가 많아 그런 장비를 찾는 것도 재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부분 무게가 많이나가기 때매 이런걸 선호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잘 안 맞으실 것 같아요

함께 밀리터리 캠핑을 즐기시는 분들을 봤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연락이 닿아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게 처음이라 걱정도 많이 했는데, 같은 취향과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다 보니 금방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멋진 장비가 있으면 서로 공유하고 가끔 선물을 주고받기도 하면서 캠핑 관련된 이야기로만 하루 종일 대화를 하다 보니, 이제는 오래된 동네 형, 친구처럼 가까운 사이가 된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캠핑은 캠핑을 더 즐겁게 해주더라고요!

가장 좋아하는 캠핑장비는 무엇인가요?

밀리터리에 특화된 장비는 아니지만 저는 국내 브랜드인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에서 만든 ‘w stove’라는 화목난로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투박해 보이면서도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어진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밀리터리 캠핑장비들과 매우 잘 어울리더라고요. 

수납에 용이하기 때문에 백패킹을 할 때에도 충분히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위쪽 상판만 바꿔주면 화로대로도 사용이 가능해서 여름에도 사용할 수 있어요.

캠핑을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캠핑에 다른 취미를 더하는 걸 추천드리는데, 저 같은 경우엔 그게 사진이었어요.
멋지게 세팅을 하고 사진으로 남기면 더 오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캠핑을 마치고 사진을 보정하다 보면 또 나가고 싶어지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네요.

여러 가지 유형의 캠핑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저는 백패킹, 캠핑, 해먹캠핑 등 다양한 캠핑을 통해 각각 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특히, 해먹 캠핑의 경우는 설치와 철수가 순식간이라 간단히 캠핑하거나 텐트를 치기 어려운 좁은 숲 같은 곳에서 유용한 것 같아요.
나무와 나무 사이에 매달린 해먹에 누우면 아늑하면서 자연과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답니다.

아웃도어 활동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뉴질랜드 남섬에 위치한 ‘앵갤러스 헛'(Angelus Hut)에서의 백패킹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왕복이 20시간 가까이 걸리는 산이었는데 길이 엄청 험난해서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던 상황도 있었어요. 하지만 도착하고 텐트를 피칭하고 나서의 광경은 정말 이 세상의 아름다움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거대하고 웅장한 자연 속에서 캠핑을 한다는 게 한국에선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값지고 감사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하룻밤을 보내고 내려올 땐 친구가 탈수 증상이 와서 비행기에서 챙겨두었던 고추장을 먹으면서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고 내려온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힘들었어도 요즘엔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곳입니다.

해외 백패킹이 국내에서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해외에서도 한국 백패커들과 비슷한 장비와 비슷한 스타일로 백패킹을 즐긴다는 것을 느꼈어요.
캠핑 스타일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한국은 데크나 노지 등 비박지를 찾아다니는 일이 많다면 뉴질랜드는 산 정상에도 캠프 사이트로 지정된 곳이 많아 대부분 예약을 하거나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철저한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백패커들이 더 많은 곳의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좋아 보였습니다.
물론 백패커들이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을까요?

제가 느꼈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저에게 최적화된 장비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요.
좋은 텐트도 어떤 부분은 다르게 디자인이 되었다면 더 편하지 않았을까, 더 멋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많은 시행착오가 기다리고 있겠지만, 제 생활패턴과 장비 등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텐트로 캠핑을 즐기면 훨씬 더 재미있고 뿌듯할 것 같아요.

텐트 외에도 스툴이나 의자 등 이것저것 만들다 보면 저만의 또 다른 스타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