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리트리버 장군이와 시고르자브종(믹스견) 연두와 함께 등산, 백패킹, 카약킹 등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기고 있는 장군이 누나 이수경 님을 소개합니다
이수경

장군이와 연두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장군이는 고등학생 시절 가족이 데리고 와서 그런지 처음부터 각별한 사이는 아니었어요.
당시 작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았는데, 긴 시간을 마당에서 혼자 보내는 장군이의 처지가 당시 수험생이었던 저의 답답한 처지와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언젠가 질릴 때까지 산책을 시켜줘야 겠다고 마음먹었고, 수능이 끝나자마자 실천에 옮겼어요.
처음에는 집 앞 내천을 걷거나 공원을 찾아다니는 평범한 산책이었는데, 트래킹에 ‘트’도 모르던 제가 장군이와 일주일간 제주도 올레길을 걷고 난 이후로 둘도 없는 단짝이 되었습니다.

연두는 작년에 시골에 갔다가 만났는데, 눈길만 줘도 벌벌 떨며 무서워하길래 사람의 따뜻한 손길을 알려주고 싶어서 막내동생으로 데리고 오게 되었어요.

여전히 낯선 사람을 많이 무서워하고 불편해하지만, 장군 오빠를 믿고 따르며 사회에 익숙해지고 있답니다.

장군이와 함께한 유럽여행은 어땠나요?

투르 드 몽블랑, 돌로미티, 알프스 등 대자연을 탐험하며 걸었던 시간들이 훌륭한 추억이지만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유럽에서의 평범한 일상이었어요

한국에서 대형견을 키운다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산책길에서 늘상 크고 작은 스트레스와 마주해야만 했어요. 장군이가 지나친 관심 혹은 혐오의 대상이 되는 일들이요.

하지만 반려견과의 일상이 익숙한 유럽에서는 우리를 특별하거나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의기소침해지지 않고 당당할 수 있었죠.  구겨졌던 마음이 많이 펴졌습니다.

대자연에서 활보하며 즐거워하는 장군이의 모습은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처음 간 낯선 땅에서 사람도 없고 전화도 터지지 않는 몽블랑을 열흘간 걸을 때에는 그 어떤 것도 장담할 수가 없었어요.

의지할 곳이라고는 오직 우리 둘 밖에 없었죠. 저희는 매일 밤 텐트 속에서 추운 밤을 견뎌냈고, 예기치 못한 고난과 경이로운 순간을 함께 맞으며 더 깊은 교감을 이룰 수 있었어요.
단지 보호자와 반려견이 아닌 진정한 친구, 동반자, 반려자로 말이죠.

워터스포츠도 즐기시는데,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저는 수영강사로 일했을 만큼 워터스포츠를 좋아하고 즐기는 편입니다. 조립식 카약을 사서 제주도에 간 적이 있어요. 작은 카약에 무거운 장군이까지 태우고 바다에서 카야킹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특별한 추억이었습니다.   

카약을 타고 작은 섬에 들어가면 그 모래사장은 오직 저희만을 위한 공간이 되니 낭만적이지 않나요? 그 파라다이스에서 태닝을 하다가 깜빡 잠이 들어 살이 다 익는 바람에 밤에 잠도 못 자고 괴로웠던 기억도 납니다.

미국 여행 중에도 패들보드나 카약을 대여해서 자주 탔는데, 한 리조트 호수에서 패들보드를 탔을 때의 일이에요.

그날따라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전혀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심지어는 뒤집혀 물에 빠지기까지 했습니다. 참담한 심정으로 제자리 패들질을 하던 중에 어느 다정한 가족을 만나 그분들의 차를 타고 리조트로 돌아온 적이 있어요.

반려견과 물놀이를 하기 위해서는 한여름에도 수건을 넉넉하게 가지고 다녀야 해요.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차에 타 에어컨 바람을 쐬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고 털을 바로 말리지 않으면 피부병이 나기 쉬우니 털 말리는 일이 정말 중요하죠. 또 바다나 강, 호수에 가게 된다면 사람과 반려견 모두 구명조끼는 필수입니다.

이 밖에도 익사이팅한 경험이 많을 것 같습니다

장군이와 올레길을 걷고 난 후 제주도에 푹 빠져버려 여름방학 2달간 제주도 승마장에서 숙식하며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저의 20살을 제주도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곳에서 장군이는 못 말리는 사고뭉치로 견생 최고의 시간을 보냈어요. 말들에게 밥 줄 때만 되면 자기가 더 신나서 사료를 훔쳐 먹고, 망아지와 달리기 시합을 하는 등 놀다가 더우면 말 물통에 들어가서 더위를 식혔습니다.

넓은 승마장에서 서로 떨어져 있다가도 해 질 녘 제가 “이장군~~” 하고 목청 높여 부르면 장군이는 언제 어디서든 달려와 제 앞에 나타나 말들을 방목장으로 몰고 함께 퇴근했습니다.

침대도 없는 창고 같은 컨테이너 방에서 접이식 매트리스를 깔고 잠을 잤지만, 같이 지낼 수 있어서 그것마저도 좋았습니다.

쉬는 날이면 함께 바다에서 서핑을 하거나 근처 목장에 가서 놀았어요. 목장에 소들이 송아지를 닮은 장군이를 보고 어찌나 좋아하던지… 소들이 그렇게 빨리 뛸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답니다.

정말 덥고, 열악한 환경이 힘들었지만, 승마장에서의 시간은 평생의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추억 중 하나입니다.

반려견의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장군이는 나이가 많은 편이어서 건강검진을 기본으로 합니다. 3개월마다 초음파 검사, 6개월마다 피검사를 합니다. 체중 유지를 위해 식단 관리는 물론 영양제들과 원적외선 치료기기까지.. 두말하면 입 아프죠.

다리 건강에 좋은 수영은 여름에는 주 3일 이상, 겨울에도 반려견 실내 수영장을 찾아 2주에 1번은 꼭 해줍니다.
또 높거나 험한 산을 자주 찾지 않는 편이고 평소엔 인도를 걷는 편이죠.

매일매일 비슷한 산책량을 꾸준히 유지 시켜 주는 것이 반려동물과 함께 지속적인 아웃도어 활동을 할 수 있는 정도(正道)라고 생각합니다. 장군이와 연두는 자연재해가 오지 않는 이상 매일 2시간 이상씩 꾸준히 걷습니다.

평소에는 산책을 안 하다가 한 번에 몰아서 강도 높은 산행을 하는 건 좋지 않아요.

반려견과 아웃도어 활동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반려견과의 아웃도어를 준비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시작 전에 너무 많은 걱정을 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서두르실 필요도 없어요.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분명 둘 사이의 신호와 교감이 통합니다. 그들만의 템포로 하면 되는 거예요.

반려견과 함께 떠나기 좋은 장소를 소개해주세요

제가 2021년 3월에 《네발로 떠난 트래킹》이라는 반려견과 함께 트래킹 하기 좋은 장소를 소개하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거기에 장군이와 함께했던 많은 국내 산과 트래킹 장소들을 적어 두었는데, 그중에서 한 군데만 뽑으라면 북설악 성인대(신선대)라는 곳을 추천하고 싶어요. 설악산 울산바위를 바로 마주 볼 수 있고, 푸르른 동해 그리고 강릉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경치가 매우 훌륭한 곳이죠. 특히 일출 때 붉은 태양 빛이 반사되는 울산바위는 가히 예술입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을까요?

이제 연두도 생겼겠다 카약은 좁아서 탈 수가 없으니 카누를 타고 국내 호수와 강을 여행 다니고 싶어요. 카누에 장군이와 연두, 그리고 캠핑 장비들을 실어 무인도(호수에 작은 섬들)에 건너가 캠핑을 하는 게 제 버킷리스트입니다.

사람을 무서워하는 연두가 실컷 뛰어놀기에 이보다도 완벽한 장소는 없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