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 트래킹을 꿈꾸는 분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도록 베테랑 트래커 장군이의 시점으로 트래킹 스팟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편으로, 호수나 바다 등을 감싸는 둘레길이나 정상 도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산길 중 2시간 이내에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초급코스로 떠나 보시죠.

SPOT BY 장군이
골든리트리버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자

대관령 옛길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374-3

지금이야 영동고속도로가 잘 뚫려 있으니 편하게 대관령을 넘을 수 있다지만, 예전에는 걸어서 넘어야 했대. 지금도 옛길이 남아 있어서 옛날 사람들처럼 대관령을 걸어서 넘을 수 있어.

대관령 옛길은 걷기 참 좋은 곳이야. 단풍이 물든 가을은 물론, 여름에도 계곡이 흐르고 짙푸른 숲이 우거져서 걷기 아주 좋아. 눈이 쌓인 겨울에 눈을 밟으며 걷는 것도 참 재미있고. 대관령은 눈이 많은 곳이거든.

오늘 소개할 대관령 옛길 코스는 3.5km 정도 걷는 순환 코스야. 대관령박물관 뒤편에 있는 넓은 주차장에 주차하고 하이킹을 시작하자.
차량도 다닐 수 있는 임도 오르막길은 소나무가 포근하게 감싸주는 길이야. 초입에 들어서면 대관령 옛길 지도와 산길로 빠질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괜찮아. 한 바퀴 돌아 나오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되니까.

산을 따라 닦인 둘레길 옆으로 웅장한 계곡이 흘러. 중간지점부터는 내려가서 발을 담그거나 물놀이를 할 수 있어. 시원한 계곡에 들어가 있으니, 절로 행복감이 밀려들었어. 맴맴 숲속에 시원하게 울려 퍼지는 매미 소리까지 들으니 이제 정말 여름이 온 것 같아.

신선이 노닐었다는 계곡길

선유동천 나들길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96 재실

백두대간의 대야산(해발 931m)을 끼고 흐르는 문경 선유동계곡은 빼어나게 아름다워 문경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야. 실제로 와서 계곡 양옆으로 펼쳐진 깊은 숲과 계곡을 향해 가지를 드리우고 있는 나이 많은 소나무들을 본다면, “신선이 노닐었다”라는 이름이 결코 허명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을 거야.

계곡 나들길은 크게 제1코스(선유동계곡)와 제2코스(용추계곡)로 나뉘어. 제1코스는 3.9km이고, 제2코스는 학천정에서 용추를 거쳐 용추 주차장까지 걷는 2.1km의 길이야. 두 코스를 합하면 6km, 왕복 12km 정도야. 자동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왕복해야 한다고 해도 부담되지 않아. 더욱이 평지길이어서 하나도 힘들지 않아.

처음에는 야자 매트가 깔린 시골길과 데크를 번갈아 걷게 돼. 오른쪽으로 한적한 도로도 드문드문 보이는 길이야. 길 아래 물이 흐르는 수로가 있어서 생각보다 시원했어. 칠우대를 지나면서부터 숲이 우거지는데, 계속 가다 보면 드디어 계곡과 만나는 길로 들어서게 돼. 넓은 바위 위로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중간중간 물놀이하기 좋은 소들도 나와. 계곡 주위의 거대한 반석들은 장인이 다듬은 예술작품들 같았고, 바위 사이사이 고인 계곡물도 마치 보석처럼 반짝였어.

우리 함께 보는 노을

죽주산성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매산리 산105-1

서울 근교에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해줄게. 바로 안성에 있는 죽주산성이야! 기념물 제69호이자, 안성 8경 중 하나로 지정되어 있어.
삼국시대에 축조되었고, 고려 고종 때 송문주 장군이 몽골군을 막아낸 곳으로도 알려진 역사적 장소지. 지금 보는 모습은 조선 시대에 복원한 것이라고 해.

수많은 나무로 둘러싸인 산성 길을 걷다 보면 비봉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나오는데, 숲 그늘이 태양을 가려주어 시원하게 산행할 수 있어. 죽주산성 성벽 윗길은 자연과 어우러져 아름다워. 바닥에는 푸릇푸릇한 잔디들이 폭신한 카펫이 되어주지. 깔끔하고 부드러운 잔디밭에 나도 모르게 계속 뒹굴뒹굴하고 말았어.

죽주산성 주위에는 높은 산이나 건물이 없어서 성곽길을 걷는 내내 답답하지 않아. 일출과 일몰을 보기에도 안성맞춤이라는 뜻이지. 언젠가 누나는 자신이 보는 노을과 내가 보는 노을은 같지 않을 거라고 말했어. 사람이 볼 수 있는 색과 개들이 볼 수 있는 색이 다르다는 거야.

하지만 나는 노을은 아무래도 좋아. 지금 누나랑 궁둥이 붙이고 나란히 앉아 있는 이 시간이 정말 좋은걸. 해가 완전히 떨어진 뒤 동문지 주차장으로 돌아왔을 때, 어두컴컴해진 주차장에는 우리밖에 없었지. 죽주산성은 평소에도 사람이 붐비는 곳은 아니야. 한적하고 여유로운 산책을 원한다면 한 번쯤 방문해보길 바라.

우리 함께 벚꽃 보러 가자

초롱길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130

초롱길은 진천에서 제법 유명한 곳이야. 트래킹은 농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이 농다리는 고려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돌다리라고 해.
장마에도 유실되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다는데, 큰 돌과 작은 돌을 정교하게 맞물려두었기 때문이야.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지네가 꿈틀거리는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저수지나 천을 따라 걷는 트래킹 코스는 매우 많지만, 특별히 이곳을 소개하는 이유는 봄에 만개하는 벚꽃이 이곳의 정취를 백 배는 아름답게 하기 때문이야.
우리는 4월에 진천 농다리에서부터 붕어마을 바로 전 초평호 전망 데크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걸었어. 내비게이션에 ‘진천 농다리 주차장’을 검색하고 찾아오면 전시관에 있는 큰 주차장을 만나게 될 텐데, 골목 안으로 더 들어와서 굴다리를 통과하면 농다리 바로 앞에 주차할 수 있어.

사람과 개가 모두 행복한

화인산림욕장

충청북도 옥천군 안남면 화학리 700-1

이름 그대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화목하게 하는 화인산림욕장은 가족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곳이야.
주인아저씨 개인이 운영하는 산림욕장이지만 50만 제곱미터 임야에 메타세쿼이아·소나무·참나무·편백나무 등의 나무가 10만여 그루나 심겨 있어.

한 바퀴 도는 코스는 총 4km이고,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조그맣게 옥천군 안내면이 보여. 화인산림욕장에는 인공 시설이 전혀 가미되지 않아, 계단이나 데크는 물론 벤치도 없어. 오직 커다란 바위들에 앉아 쉴 수 있을 뿐이지.

승용차 한 대 정도만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것 같은 좁은 길을 지나면 작은 주차장과 집이 나와. 입장료는 따로 없어. 작은 저수지를 따라 난 길을 통해 숲으로 들어서면 울창한 메타세쿼이아들이 반겨주지.

키가 족히 20m는 넘는 메타세쿼이아 사잇길로 비쳐 들어오는 햇빛이 숲의 정취를 높여줘. 화인산림욕장의 주종인 메타세쿼이아는 편백나무에 속하는 낙엽 침엽수인데, 피톤치드 방출량이 매우 높아. 10만 그루의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에 콧속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어.

바다와 호수를 품은

화진포 응봉산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화포리 590-2

응봉은 해발 122m의 작은 산이지만, 산림욕장과 치유숲길, 명상숲길, 소나무숲길 등 여러 개의 등산 코스가 조성되어 있어.
솔 향기를 만끽하며 산책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곳이지. 하지만 김일성 별장을 거치는 길은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고 그나마도 개들은 갈 수 없어. 하지만 응봉산을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

응봉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1.5km 정도야. 멋진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산책로처럼 편안한 길을 걷다 보면 옆으로 얼핏 화진포 호수의 모습도 보이지.
관목원까지는 산림욕장같이 편안한 길이지만, 정상에 오르기 직전부터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돼. 등산은 이 구간에서 다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험난한 길이지만, 정상에 서면 거친 숨은 곧 감탄으로 변하게 될 거야.

처음 걷기 시작했을 때는 이런 작은 산에 이토록 엄청난 비경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어. 그저 지독하게 가파른 봉우리구나, 정도로 생각했지. 하지만 절묘하게 이어진 화진포의 호수와 바다, 그 뒤로 병풍처럼 늘어선 태백산맥과 비무장지대 너머 금강산 비로봉의 모습까지. 환상적인 비경에 눈을 뗄 수가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