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 트래킹을 꿈꾸는 분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도록 베테랑 트래커 장군이의 시점으로 트래킹 스팟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 편으로, 호수나 바다 등을 감싸는 둘레길이나 정상 도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산길 중 2시간~4시간 정도 소요되는 걷는 길 중급코스로 떠나 보시죠.

SPOT BY 장군이
골든리트리버

가벼운 산책도, 본격적인 트래킹도 모두 ok!

구곡폭포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432

“장군아! 우리 폭포 보러 가자!” 어느 날 문득 누나가 내게 말했어. 그렇게 우리는 강원도 춘천에 있는 구곡폭포를 찾았지.

봉화산(해발 736m) 기슭에 있는 높이 50m의 폭포인데, 아홉 굽이를 돌아서 떨어진다고 하여 구곡폭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
구곡폭포는 차가운 물보라와 숲 그늘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거대한 빙벽이 되어 매년 많은 빙벽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야.
폭포로 향하는 마지막 계단을 오르고 나니 우레 같은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폭포를 마주할 수 있었어. 우리가 방문하기 전에 큰비가 와준 덕분이지.

여기서 다시 매표소로 돌아가도 되지만, 좀 더 산책하고 싶은 친구들은 문배마을을 한 바퀴 돌아서 매표소로 돌아오는 물깨말 구구리길을 걷는 것을 추천할게.

문배마을은 산으로 포근하게 둘러싸인 분지형 마을로, 예전에는 정말 오지 마을이었다고 해. 현재도 열 가구 정도가 토속음식점을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어.
물깨말 구구리길은 봄내길 2코스로, 매표소와 문배마을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약 7km 정도의 순환 코스야. 다만 경사가 있는 편이라 좀 힘들어. 여유롭고 가벼운 나들이는 물론 긴 트래킹까지 할 수 있는 구곡폭포는 춘천에 온다면 꼭 한번 방문할 만한 곳인 것 같아.

철원평야에 떠 있는 작은 섬

소이산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관전리

철원 평야에 작은 섬처럼 떠 있는 소이산(해발 362m)은 고려 시대부터 봉수지로 활용되었을 만큼 조망이 뛰어나.
한국전쟁 때도 전망대 역할을 했다는데, 소이산이 없었다면 결코 철원 평야를 지키지 못했을 거라는 말도 있어.

전쟁 이후에는 민간인 통제 구역이 되어 사람의 발길이 끊기면서, 아름다운 생태 환경을 갖추게 되었어.
오늘 우리는 먼저 소이산 정상에 올라 풍경을 조망한 뒤, 왔던 길로 내려와서 소이산 주변 생태숲길과 지뢰꽃길을 걸어 노동당사로 돌아갈 거야.

구불구불한 임도를 따라 오르다 보면 소이산 평화마루 공원을 만나게 돼. 평화마루 공원은 미군이 레이더 기지로 사용하던 곳으로, 미군 막사 건물도 있고 방공초소와 발칸포 등 전쟁의 흔적들이 남아 있어.

평화마루 공원을 지나 조금 더 걷다 보면 정상이야. 정상에는 철원 평야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와 군부대 헬기장이 있어.
동서남북 사방이 훤히 보이는 헬기장에 서니, 마치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에 올라온 듯한 기분이 들었어.
숲이 우거진 임도를 따라 힘들이지 않고 올라올 수 있어서, 어느 계절에 오더라도 정상의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그리팅맨이 반겨주는

연강나룻길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선곡리 614-5

연천은 DMZ를 따라 조성된 평화누리길과 한탄강 주위로 조성된 지질 트래킹 코스 등 다양한 트래킹 코스가 개발되어 있어서 걷는 것을 좋아하는 댕댕이 친구들이라면 가족과 함께 꼭 와봐야 할 곳이야.

특히 북한을 지척에 두고 있어서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한적함과 깨끗한 공기, 자연환경을 만날 수 있는데, 그 재미가 기가 막히다구!

나랑 누나는 이 길을 참 자주 걸었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트래킹은 늦저녁에 찾았던 어느 가을날이야.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던 터라 부지런히 옥녀봉으로 향하는데, 노을빛에 황금색으로 물든 들판과 금가루를 뿌린 듯 반짝이는 강물에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지. 바쁘게 내뻗던 네발을 멈추고 완전히 빠져들었어.

이곳은 휴전선에서 불과 4km밖에 떨어지지 않아, 자연의 고요한 숨결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어. 그 어떤 자동차도, 빛도, 소음도, 공해도 방해하지 않아. 개안마루 중턱에 누나랑 궁둥이를 붙이고 나란히 앉아서 저무는 해를 바라보았어.
내 뒤통수를 쓰다듬는 누나의 손길을 느끼며 생각했지. 참 행복하다고.

설산 트래킹 즐기기 200% 성공

태기산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진조리

오늘 누나랑 찾아간 산은 해발 1,261m, 횡성군에서 가장 높은 태기산이야.
태기산은 웅장한 산세와 전망이 일품이지만,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철에는 설경도 아름다워. 눈 내린 뒤에는 미끄러우니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해.

태기산은 고도가 높아서 큰 눈이 한 번 내리고 나면 상고대가 잘 사라지지 않아. 그래서 외국에 온 것처럼 하얀 눈꽃이 가득 핀 침엽수림을 볼 수 있지.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야.

5km 정도 가다 보면 커다란 정상석이 나오는데, 사실 이곳은 정상이 아니야. 진짜 정상은 한국방송공사 송신소가 있는 곳인데, 입산 통제로 그곳까지는 갈 수 없어서 대신 그 아래 정상석을 세워둔 거야. 끝으로, 미리 챙겨 온 썰매를 타고 신나게 내려오면 설산 트래킹 즐기기 200% 성공이야.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자

횡성호수길 5코스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구방리 526

횡성호수는 남한강 제1지류인 섬강의 물줄기가 2000년 준공된 횡성댐에 잠기면서 만들어진 인공 호수야.
그리고 2011년 가을부터 개방된 횡성호수길은 최장 31.5km에 달하는 횡성호 둘레길이야.

그중 가장 인기 있는 5구간을 소개할게. 두 바퀴 돌아 원점 회귀하는 코스인데, 내내 호수를 바로 옆에 두고 걷는 평탄하고 포근한 길이야. 하지만 그늘이 많지 않아서 여름엔 피하는 게 좋아.
알록달록 낙엽 옷을 입은 나무들이 호숫가를 물들이고 억새들이 부드럽게 흔들리는 가을이 제일 걷기 좋은 계절이야. 초겨울에 낙엽으로 포장된 길을 가볍게 밟는 것도 아주 훌륭하고.

늦가을임에도 소박한 길 위로 햇빛이 쏟아져서 살짝 더웠어. 그래도 따뜻한 햇볕과 시원한 공기,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낙엽들의 감촉이 참 기분 좋은 계절이야.
또 그림 같은 호수 풍경이 펼쳐진 길 위에는 전망대, 정자 같은 쉼터들이 과하지 않으면서 필요에 알맞게 조성되어 있어 얼마든지 쉬어 갈 수 있어. 불필요한 데크길은 만들어두지 않았지.

횡성호수길 5코스가 정말 좋았던 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자연스러움이기도 해. 때로는 너무 많은 편의 시설이 오히려 자연을 즐기는 즐거움을 방해하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