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중독에 빠져 살다가 낚시를 시작한 이후 비로소 삶의 여유를 찾게 되었다는 자야 님을 소개합니다.
자야
27세

낚시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남자친구가 갯바위 낚시를 즐겨 자연스레 같이 다니게 되었어요.
이전까지 일 중독이었던 저는 조금 과장하자면 하늘 한번 제대로 본 적이 없을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취미를 가져볼 생각조차 못 했죠.

그렇게 떠나게 된 첫 낚시에서, 바다를 보며 멍 때리며 밑밥을 주고 있다 보니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외치던 저에게 그 시간이 숨통이 트이게 해주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순간을 통해 스트레스 푼다는 사람들이 이해되기 시작했었어요.

첫 낚시에서의 추억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남자친구를 따라 처음 접한 낚시는 엄청 추운 겨울에 떠난 감성돔 낚시였습니다.
새벽 첫 배를 타고 들어가 깜깜한 바다에서 낚시채비를 하는데 “왜 따라왔나?” 후회될 지경이었죠. 추운 날씨 탓에 손가락은 얼 것 같고 무엇보다 배가 고팠어요.

다행히 어느새 적응을 마치고 낚싯대를 들고 있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망상어를 잡았는데 인생 첫 고기라 정말 짜릿한 기분이었어요.
“바다에 사는 생물을 진짜 잡아 올렸다”라는 생각에 신난 것도 잠시, 갑작스러운 피로에 그 추운 날 갯바위에 기대서 3시간쯤 잤습니다. 그렇게 춥고 불편한 자리에서 어떻게 꿀잠을 잤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자연의 힘인 것 같아요.

잠에서 깬 후 다시 낚싯대를 들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감성돔이 물었습니다.
무거워진 낚싯대가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 바닥을 향하고 팔목이 꺾일 것 같아 일행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원래 낚시는 혼자 하는 거다”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었죠.
처음 느껴본 거대한 입질이었어요.

아웃도어 스타일링이 좋으신데, 노하우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핑크나 화이트 색상을 좋아해서 가급적 그러한 쪽으로 깔맞춤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평소에 입는 옷들은 어두운 톤이 많아서 낚시 장비나 스타일링 시에 튀는 제품으로 포인트를 주려고 해요.

좋아하는 브랜드는 키자쿠라, 선라인이 있지만 제 눈에 이쁘기만 하다면  딱히 브랜드를 가리진 않습니다.

낚시 스팟을 선정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요?

다리에 힘이 없어서 움직일 때마다 덜덜덜 거리기 때문에 흔히들 말하는 ‘발판이 좋은 곳’으로 갑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낚시 포인트는 남해에 있는 목과도, 마라도, 우도(작은 동산), 대매물도 구멍 자리, 소매물도 계단 자리가 있습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세요

목과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첫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갔는데, 일행에게만 고기가 잡혔어요.
저는 어찌나 볼락만 건져 올리던지, 본의 아니게 잡어 파티를 하고 있었죠.

철수 시간이 다가와서 마지막으로 캐스팅하고 철수하려는 찰나, 감성돔이 물었고 저는 제 인생 고기가 될 것임을 확신했습니다. 
과감하게 낚싯대를 끌어 올렸고 그렇게 감성돔 기록 고기를 잡게 되면서 행복해하며 미소 짓던 기억이 납니다.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신념이 있나요?

낚시를 접하기 전까지는 일하는 시간 외에는 낭비라고 생각하며 일 강박 속에 살아왔어요. 

낚시를 통해 자연과 어울리고 하늘을 쳐다볼 여유를 찾게 되니 저의 가치관도 점점 바뀌었습니다.
일 만큼이나 마음의 평안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에 초점이 맞춰졌죠.

신념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일의 결과가 어떤지를 따지며 사는 건 버리고 저 자신을 위해 사는 삶을 택하여 살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을까요?

뜬금없어 보일 수 있겠지만, 판소리를 꼭 배우고 싶습니다. 언젠간 갯바위에서 한 소절 하는 날이 오겠죠? ㅎㅎ
그리고 부시리를 잡아보고 싶어서 조만간 선상낚시를 도전해볼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