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했치우 캠핑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캠퍼, 치우 님을 소개합니다.
치우
30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오토캠핑과 차박, 백패킹을 주로 하며, 치우했치우 캠핑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캠퍼 치우라고 합니다. 평일에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캠핑으로 풀고 있습니다!

남자친구인 쑹 님과 함께 커플 캠핑을 주로 했는데 요새는 쑹 님에게 운전도 배워 솔로 캠핑에도 재미가 들었어요. 지독한 집순이였던 제가 주말만 되면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되었다니 지금 생각해도 너무 신기합니다!

캠핑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직장생활 10년 차를 향해 달려가던 어느 날, 정말 사소한 계기로 인해 충동적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떠났어요. 반년가량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다가 돈이 똑 떨어져서 한국으로 귀국했는데, 한참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집에만 있으려니 너무 심심하더라고요.

그때 쑹 님이 캠핑을 권해서 시작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제가 더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저희끼리 가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캠핑용품 사려고 취직한 거 아니냐며 서로 놀리기도 해요. 하하.

장박도 즐기셨는데, 어떤 점이 좋은가요?

저는 여름형 인간이라 겨울에 정말 약한데, 추운 겨울에 사이트를 세팅하다가 지치는 일이 종종 있어서 첫 장박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첫 한 달은 너무 좋았는데요, 캠핑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설렘이 좋은 것도 있다 보니 한 달이 지나면 살짝 지루해지긴 해요.

그래도 줄곧 로망으로 해보고 싶었던 장박을 실제로 직접 세팅하고 지낸 경험은 너무 좋아요. 캠핑에 관련된 것이면 뭐든 자꾸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요.

입문자들에게 캠핑용품 구매 팁을 드린다면?

캠핑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추지 않아도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SNS에서 보이는 멋지고 좋은 장비들을 잔뜩 샀다가 본인의 캠핑 스타일과 안 맞아서 돈만 들이고 중고 장터에 내놓을 때도 많습니다.

처음은 정말 소소하게 기본적인 것들만 가지고 떠나고, 필요하거나 가지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때 본인의 캠핑 스타일에 맞게 하나씩 갖춰 나가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내가 맥시멈 캠퍼인지, 미니멀 캠퍼인지, 혹은 감성 캠퍼인지는 직접 겪어봐야 알거든요

피곤한 와중에도 퇴근박을 강행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매일 겪는 똑같은 일상인데도, 다른 날보다 쉽게 지치고 스트레스로 꽉 차서 가슴이 답답한 날이 있잖아요. 그런 날이면 다음날 연차를 쓰고 퇴근박을 훌쩍 떠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퇴근박을 할 때는 주로 노지로 가서 차박을 하는데, 작정하고 모든 짐을 챙겨서 떠나는 휴일 캠핑과 달리 차 한 대에 그날 먹을 것과 이부자리만 가지고 훌쩍 떠났다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돌아오는 그 자유로움이 너무 좋아요. 그러한 특성 때문에 비교적 일정을 제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에요.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면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발견하기도 해요. 한번은 태안으로 퇴근박을 하러 갔을 때, 원래는 아침 해 뜨는 것만 보고 다시 돌아오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예정에도 없던 해루질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다 보니 집으로 돌아왔을 땐 한밤중이더라고요.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했는데 아차 싶었죠.

동생분과도 종종 캠핑을 함께 가시네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같이 갈래?”하고 툭 던진 카톡이 계기였어요.
동생이 등산을 정말 싫어해서 당연히 안 간다고 할 줄 알았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간다고 하는 거예요.

얼마 정도 걸리냐는 질문에 장난기가 발동해서 2~3시간 거리를 1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사기 아닌 사기를 치고, 첫 자매 백패킹을 떠났어요
동생과 1박 이상 떠나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첫 1박 여행의 목적지가 산이요 숙박 장소는 텐트가 될 줄 상상도 못 했어요.

다녀와서 동생에게서 일주일 정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는데, 그때 “앗, 결국 차단당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ㅎㅎ

솔로캠핑과 백패킹을 즐기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고 멍 때리는 것?
솔로캠핑을 가면 의외로 시간이 많이 남아요. 이상하죠? 둘이 하는 것보다 혼자 하는 게 훨씬 더 여유롭다는 것이…

다들 심심하지 않냐고 물어보시는데 전혀요.
의자에 앉아서 멍하니 하늘 쳐다보거나 핸드폰 하면서 멍 때리다 보면 어느새 문득 하늘이 저물고 있어요. 그럼 그때부턴 또 아무 생각 없이 노을 지는 걸 구경하는 거죠.
누구도 신경 쓸 필요 없이 나에게만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오면, 또 한 주를 시작할 에너지가 생긴답니다.

백패킹도 똑같아요. 정상에 도착해서 지친 몸 좀 가누면서 박지를 구축한 뒤에 보는 해 질 녘 하늘이 정말 예술입니다.

아웃도어 활동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처음으로 겨울 차박을 서산에 있는 벌천포 해수욕장으로 갔는데, 갈수록 비도 많이 오고 바람이 엄청나게 부는 거예요.

악천후 속에서 캠핑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우비도 없고 아무것도 없이 비바람을 맞으며 겨우겨우 차량 도킹 텐트를 쳤어요. 쑹 님도 저도 기운이 쏙 빠진 채로 텐트 안에서 멍을 때리다가 배고파서 급하게 끓여 먹은 라면이 아직도 생각나요.

밤이 되니 비바람이 더 거세져서 텐트 날아갈까 무서워 한숨도 못 자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건 덤이고요.

기억나는 캠핑 명소들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캠핑장은 태안에 있는 청산리 오토캠핑장이예요. 우선은 캠핑장에서 보는 바다 뷰가 정말 환상적이고요, 특히 새벽 어스름에 물 빠진 펄 위로 물안개가 옅게 깔린 장면은 마치 영화 같아요.

어떤 흑백 영화들은 컬러 영화보다 더 강렬한 이미지를 주기도 하잖아요. 그런 흑백 영화요. 그리고 청산리 오토캠핑장을 제집처럼 활보하는 고양이들도 너무 귀여워요.

그리고 처음 백패킹을 시작하시는 분들께는 강화도에 있는 고려산을 추천합니다.
백련사를 들머리로 해서 출발하면 짧게는 40분, 길어도 1시간 정도면 박지에 도착하실 수 있어요.
길 중간부터는 데크가 잘 되어있어서 걷기에도 수월하고요. 고려산 정상에서 보는 뷰가 정말 일품이에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을까요?

차를 렌트해서 제주도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차박을 해보고 싶어요.
은하수를 볼 수 있다는 천백 고지도 가고, 백패킹의 성지라는 비양도에도 가보고, 윤슬이 아름다운 제주 바다를 보면서 트렁크에서 맥주 한 캔을 하는 호사도 누려보고 싶네요.

그 외에는 겨울 산행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겨울과는 아주 천적인데다가, 겨울 장비가 없어서 아직은 엄두도 못 내고 있지만 언젠가는 꼭 하얗게 펼쳐진 상고대를 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