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 트래킹을 꿈꾸는 분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도록 베테랑 트래커 장군이의 시점으로 트래킹 스팟을 소개합니다.

세 번째 편으로, 호수나 바다 등을 감싸는 둘레길이나 정상 도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산길 중 4시간 이상 소요되는 숙련코스로 떠나 보시죠.

SPOT BY 장군이
골든리트리버

소박하고 아름다운 호수 마을

비수구미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

강원도 깊은 곳에는 아직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오지 마을들이 있어. 강원도 화천에 숨은 비수구미 마을이야.
비수구미 마을은 6·25 전쟁 때 숨어들어 온 화전민 100여 명에 의해 시작되었다는데, 지금 마을을 지키고 있는 주민들은 10명도 채 되지 않는 곳이야.

비수구미 마을 앞에는 큰 파로호가 있어서, 마을에 들어가려면 배를 타거나 뒤쪽에 있는 산을 넘어야 해.
지금은 산 옆을 따라 걸어올 수 있는 길도 생겼어. 호수에 다리가 놓였기 때문이야.

우리는 어떻게 들어갔냐고? 등산 마니아인 누나랑 나는 당연히 산행을 택했지! 역시 차 타고 가는 것보다는 뚜벅뚜벅 걸어서 아름다운 경치를 직접 마주하는 걷기 여행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

하지만 어느 길을 선택하더라도 마을 안까지는 차가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산길을 따라 걸어야 해. 오직 맨몸으로만 마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건데, 그게 비수구미 걷기 여행의 재미를 극대화해주는 요소인 것 같아.

해발 약 702미터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해산터널에서부터 마을까지 약 6킬로미터 정도를 걸어 내려가거나, 호수 옆에 주차하고 산길을 따라 걸어 들어갈 수도 있어.

해산터널에서부터 내려가는 길은 원시림이 울창하고 맑고 깨끗한 계곡이 흐르고 있어서(계곡 하류는 파로호로 이어져!) ‘생태길’이라고도 부르지.

트래킹 입구에서 마을까지는 편도 6km 정도로 제법 긴 편이야. 호수 옆으로 들어가는 길을 마을까지 2~3km로 보다 짧은 편이야. 마을에서는 맛있는 산채비빔밥도 먹을 수 있어!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서

솔향기길

충청남도 태안군 이원면 내리 41-10

태안 해안에는 걷기 좋은 길들이 여럿 있어. 솔 내음을 맡으며 걷는 66.9킬로미터 솔향기길과 낙조가 아름다운 서해를 한없이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103.4킬로미터 해변길, 태을암부터 가영현 생가를 잇는 6킬로미터 솔바람길 등.
하지만 태안해변길은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속해서 우리들은 갈 수가 없어. ‘반려동물 출입 금지’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는 살벌한 곳이지.

하지만 솔향기길은 국립공원이 아니어서 우리도 걸을 수 있어. 솔향기길은 총 다섯 코스로 되어 있는데, 그중 만대항에서부터 꾸지나무골 해수욕장까지 약 10킬로미터를 걷는 1코스의 인기가 압도적이야.
솔향기길은 바다를 끼고 산길과 해변길이 계속 번갈아가면서 등장해. 하지만 길 잃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데크길을 만들면서 새로 교체한 이정표들이 적재적소에 나타나 갈 길을 알려주거든.

다만 산길이 생각보다 가파르고 험해서 마냥 걷기 수월한 곳은 아니야.
속도도 잘 나지 않고 꽤 힘이 들지만, 그래도 잠시 멈춰 서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면 땀도 고단함도 순식간에 날아가. 틈틈이 만나게 되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면서 천천히 가는 것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