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 트래킹을 꿈꾸는 분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도록 베테랑 트래커 장군이의 시점으로 트래킹 스팟을 소개합니다.

네 번째 편으로,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등산을 경험할 수 있는 트래킹 코스 중 코스가 길지만 경사가 거의 없는 쉬운 길, 그리고 등산화 신기를 권고하는 수준의 초급코스로 떠나 보시죠.

앞서 첫 번째~세 번째 편에서 '걷는 길'로 소개했던 곳들보다는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더 높다는 점 참고해주세요!
SPOT BY 장군이
골든리트리버

해발 1000m터도 한걸음에

기룡산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상동리 342-1

인제읍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고 있는 기룡산은 활공장으로 유명한 곳이야. 일어난 용을 담았다는 기룡산(起龍山940m)은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에 있는 산으로 1,000m에 가까운 높은 산이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중턱 즈음에 있는 활공장이야.

활공장에서 바라보는 푸릇푸릇한 언덕과 앞과 옆으로 보이는 산세의 풍경은 마치 작은 알프스에 온 듯이 아름다워. 심지어 앞에 흐르는 소양강 덕에 운해를 볼 수 있는 확률도 높은 곳. 이른 아침에 온다면 일출과 함께 운해로 가득한 인제읍을 볼 수 있을 거야.

이런 아름다운 경치를 임도를 통해 자동차가 타고 올라와 누릴 수 있는 탓에 기룡산 활공장은 순식간에 차박 여행지로 떠올랐어. 단기간에 SNS로 유명세를 치른 이곳은 단 몇 달 만에 도떼기시장처럼 붐비는 차들로 고통받았지.

잔디는 자동차 바퀴에 짓눌려 죽고 대신 흙이 날렸어. 결국 활공장 진입로에 차단기를 설치해 차박 방문객들의 접근을 제한하고 나서야 잔디밭의 잔디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었어. 이제는 차박을 할 수는 없지만 트래킹으로 걸어와서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너무 좋은 곳이야.

설악산 대신, 설악산이 보이는

북설악 성인대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신평리 산136-11

강원도 고성의 북설악 성인대(해발 643m)는 설악산 울산바위(해발 780m)를 마주 보고 있는 큰 바위 형태의 봉우리야.
미시령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남쪽의 큰 바위가 설악산 울산바위고, 북쪽의 큰 바위가 바로 오늘의 목적지인 북설악 성인대야.

성인대는 울산바위만큼 크지는 않지만, 바위가 굉장히 넓고 평평해서, 울산바위의 장대한 풍경과 속초 앞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멋진 조망처로 유명한 곳이야.
성인대 아래에는 769년(신라 혜공왕 5년)에 지어진 천년 고찰 화암사가 있는데, 이 화암사와 성인대부터 금강산이 시작된다고 해서, 금강산 화암사, 금강산 성인대라고 부르기도 해.

친구들아, 낮에 보는 울산바위도 멋지지만,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 빛에 물든 울산바위는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수만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고, 당장이라도 울산바위 너머로 익룡이 날아오를 것 같아서 계속 지켜봤지.

하지만 아쉽게도 공룡을 본 세계 첫 번째 개가 되는 영광은 누리지 못했어. 사담이 길어졌네. 아무튼 성인대는 아침에는 멋진 일출을, 밤에는 속초 시내 야경과 은하수를 볼 수 있어서 당일치기로 오기에는 정말 아쉬운 곳이야.

서해의 등대

오서산

충청남도 홍성군 장곡면 광성리

서해의 최고봉 오서산(해발 790m)은 ‘서해의 등대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어. 예로부터 천수만 일대를 항해하는 배들에 나침반 혹은 등대가 되어주었기 때문이야.

오서산에 오르면 푸른 서해와 해안 평야가 드넓게 펼쳐지는데, 강원도의 산과는 무척 다른 느낌을 줘. 이외에도 오서산은 억새로 유명해. 가을에 오면 정상을 중심으로 약 2km의 주 능선이 온통 억새밭이 되는데, 그게 또 장관이거든. 또 일몰과 일출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해. 수채화 물감을 칠한 듯 노을빛에 물들어가는 서해의 망망대해와 섬들, 노을빛을 받아 넘실대는 억새들까지 오서산은 꼭 한 번 올라볼 만한 곳이야.

오서산에는 신정상석(정상 데크, 과거 오서정이 있던 자리)과 구정상석 두 개의 정상석이 있어.
이 둘 사이의 능선길이 오서산 등산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지. 삼거리에서 더 가까운 신정상석 데크에서 잠시 쉬며 간식을 먹고 반대편 구정상석으로 향했어.
둘 사이의 거리는 약 1.2km, 왕복 2.4km야. 억새밭에 감싸여 오르락내리락하며 걷는 길은 서쪽으로는 바다가, 동쪽으로는 홍성과 청양 일대의 들판이 펼쳐져 눈까지 즐거워져. 다들 행복한 산행 하길 바라.

충남의 작은 금강산

용봉산

충청남도 홍성군 홍북읍 상하리 104-57

이번에 소개할 곳은 충청남도 홍성군의 너른 평야 지역에 우뚝 솟아오른 동글동글한 용봉산(해발 381m)이야.
용봉산은 멀리서는 나무가 듬성듬성 자란 듯 우스운 모양새인 게, 한눈에 봐도 다른 산들이랑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하지만 그 속으로 들어서면 바위와 소나무가 멋스럽게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지.

용봉산은 바위가 빼어나 곳곳에 다양한 암봉들이 있는데, 이 암봉들이 한데 어우러져 동양화 같은 아름다움을 선사해. (또 가까이서 보면 제각기 모습을 뽐내는데, 그것도 개성 만점이야.

이런 아름다움 때문에 용봉산은 ‘충남의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며 충청남도 홍성 제1경으로 꼽혀. 100대 명산 중 38위에 올라 있기도 하지.
하지만 높이가 낮아서 나들이 코스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올 수 있고, 특정 계절에 치우치지 않고 사계절 내내 두루 인기 있는 편이야. 누나와 나도 한겨울에 방문했지만, 바위산이라 그런가 다른 계절의 모습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어.

남해 부럽지 않은 경치

혈구산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국화리

강화도 혈구산(해발 466m)은 높이에 비해 산세가 힘차며 험준한 산이야. 골짜기도 많아, 예전에는 절이 매우 많았다고 해.
고비고개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고려산(해발 436m)과 이어져 있고, 퇴모산을 끼고 있어. 혈구산은 섬의 중앙에 있기 때문에, 정상에 서면 전망이 매우 좋아. 진달래가 많은 산이어서 매년 4월이면 진달래 축제도 열려. 하지만 진달래로는 인근의 고려산이 훨씬 유명하기 때문에 비교적 사람의 발길이 적은 곳이야.

고려산과 혈구산을 이어주는 고비고개에서 등산을 시작했어. 고개 위에 차를 세 대 정도 댈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혈구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고려산과 혈구산을 이어주는 구름다리 왼편이야. 정상까지는 능선 오르막을 따라 한눈팔지 않고 올라가면 돼.

정상에 도착하니 마치 저 먼 남해의 경치를 보고 있는 듯한 아름다움이었어. 반듯한 들판과 바다, 바다 위의 섬들까지. 360도로 탁트인 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보게 되더라. 그래서 유난히 정상에 오래 머물다 가게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