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 작가를 꿈꾸고, 어언 10여 년이 지난 지금 글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무척 기쁘고 설렌다고 말씀해주시는 백패커 프루님을 소개합니다.
프루

어떻게 백패킹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프루야, 라면 먹으러 산에 갈래?” “그래!”
언니를 따라 라면을 먹으러 약 7시간 이상 산행을 했어요. 

동네 작은 뒷산만 가봤던 저에게 첫 국립공원은 이런 생각을 하게 했죠. “라면이 콧구멍으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백패킹의 시작도 그러했어요. 울퉁불퉁한 땅바닥에 매트를 깔고 누운 기분은 너무나도 생경했던 기억이 나요.
그러던 어느 날 산에서 온 세상이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노을을 마주하게 됐는데요. 그 순간 “여기에서 머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 비비색(침낭 커버)을 들고 산에 올라 대망의 나 홀로 첫 백패킹을 했어요. 그날 밤, 음산히 비가 내리더군요. 

로비건(Raw Vegan)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채식주의에는 여러 단계가 있어요. 아주 가끔 육식을 겸하는 ‘플렉시테리언’부터 생선까지만 먹는 ‘페스코테리언’, 달걀이나 유제품까지 먹는 ‘락토오브’, ‘락토’ 등등…

그중에서 비건(Vegan)이란, 우리가 알고 있는 완전 채식주의자로서 동물성 지방을 모두 거부해요. 그리고 조리 과정에서 영양 손실을 최소화하여 요리하는 것을 로푸드(Raw Food)라고 하는데요.
로비건(Raw Vegan)은 영양 손실을 최소화하여 요리하는 완전 채식이죠.

어느 날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자신은 20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요. 너무 힘들었데요.
이 말에 공감 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당시 극심한 우울증으로 정신과에 가게 됐어요. 입원 치료를 대신해서 엄마 손을 잡고 매일 동네 뒷산에 올랐고, 자연스레 건강식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과도기를 겪었는데요, 열매만을 먹는 ‘프루테리언’에 다다른 적도 있었죠.

현재는 로비건 라이프를 지향하면서 가끔 육식도 하고 있어요.

인스타와 틱톡에서 소개해주시는 멋진 스팟들을 찾는 노하우가 있나요?

우리가 인정하는 성공한 사람들은 모여 이런 대화를 나눈다고 해요.
“위기의 순간들을 어떻게 버텼나요?.” “자신의 선택에 불안하지 않았나요?”

멋진 곳을 즐기기 위해서는 멋지지 않은 곳을 즐길 줄 아는 행동양식(라이프 스타일)이 필요해요.
멋진 곳들은 소문을 타고 사진이나 말을 통해 결국 나에게 도달하는데요.

그 기회를 ‘진짜’ 특별한 찰나로 만들어냈던 것은 그렇지 못한 순간들이 주는 좌절의 경험들이었어요.

서핑, 카버보드 등 다양한 아웃도어를 탐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카버보드는 길에서 서핑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보드예요. 서핑의 연장이죠.

그런데 제가 즐기는 서핑, 보드 외에 요가, 우쿨렐레, 독서, 그림그리기 등. 이 모든 것들이 바다에서 오래 머물기 위한 수단으로 영향을 미치는 취미라면 믿어지시나요?

아침 바다의 신선한 공기와 점심의 열정적인 태양, 오후의 바다 노을, 밤의 적요, 그리고 장난꾸러기 같은 모래의 감촉. 이 모든 것들을 오래, 그리고 잘 즐기고 싶은 저의 놀이로 바다를 향한 열정의 산물들이죠.

멋진 아웃도어 속 영상들은 어떻게 촬영하고 계신가요?

주변에서 비슷한 질문을 할 때면, 생각에 잠기곤 해요. 지나간 옛사람이 떠오르기 때문이죠.

그뿐만 아니라 함께 여행을 간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찍어주기도 하는데요. 다른 사람들이 찍어준 영상들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맥락을 찾을 수 있어요. 그것은 과감함이라고 생각해요. 자연과의 교감에 어설픈 쑥쓰러움일랑 버텨내고, 더욱 과감하게 그것을 느끼려고 용기를 내고 집중해요.

누군가는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주죠. 마치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예술가처럼요. 그 작품에 감사를 전하고자 저 역시 셔텨를 눌러요, 많이, 아주 많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백패킹 명소를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 따뜻했던 배의 마루를 잊을 수가 없어요.
이곳은 인천에서 짝숫날, 홀숫날에 따라 2~3시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에요.

배 안에 마련된 매점에서 맛있는 군것질도 하고, 따뜻한 마루에 대자로 누워 긴 팔과 다리를 휘적휘적거리다 단잠에 빠지기도 하죠.
그러다 보면 ‘굴업도’에 도착하는데요. 이곳에서 모험을 즐겨보는 건 어때요?

아웃도어 활동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위 굴업도에 관한 이야기에요. 드넓은 바다, 숭고함이 느껴지는 절벽, 평화로운 초원지와 모래사장. 이 황금의 섬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어 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야생동물인데요.

이른 아침,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며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해우소를 찾아 007작전을 펼치던 중 은밀한 공간을 찾아냈어요. 긴박함이 감도는 임무 수행을 하던 중에 때아닌 신비감에 휩싸이고 말았는데요. 짙은 안개 속에서 야생 사슴들이 반짝반짝 청초한 눈빛으로 저를 응시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우리의 시선은 한동안 서로를 향했고 그날의 신비롭고 은밀한(?)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요.

프루님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슬로건이 있을까요?

저는 요즘 ‘호르메 시스’라는 말이 자주 떠오르곤 해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나를 강하게 만든다”라는 다소 극적인 표현을 빌릴 수 있는데요, 호르메 시스란 예방 주사의 원리로 병원균에 미리 노출시켜 스스로 면역체계를 만든다는 의미가 있어요.

당면한 스트레스에서 좀 더 긍정적인 방향의 고취가 필요할 때 이 말을 떠올리며 용기를 내곤 해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을까요?

“프루, 저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고민이에요.”
라고 말하는 한 10대 소년의 고민을 듣고, 하고 싶은 게 많다. 라는 이 말에 내심 기뻤어요.

그리고 문득, 존경하는 선배의 카톡 상태글이 떠올랐죠. “늘 지금처럼만”
그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저는 요즘 제주도에 바닷가가 보이는 돌담집에서 한 달간 머무르며, 천천히 그리고 충분히 바다와 산을 즐기는 상상을 하는데요.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뭐부터 하면 좋을까요?